57사단 군인가족과 장병들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무료급식소와 노인요양원을 방문하며 소외된 이웃에게 9년간 사랑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어 그들이 봉사활동을 펼치는 신내요양원의 모습을 스케치 했다.

-"그랴! 우리 딸이 먹으라면 많이 먹어야지"

요양소 출입문을 들어서자 군인가족과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과 정다운 말다틈이 벌어진다.

“할아버지 많이 드세요 그래야 건강해지죠.”
“그랴, 우리 딸이 먹으라면 많이 먹어야지” 

80세를 훌쩍 넘긴 할아버지의 정정한 목소리에 다투는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할 수 있겠지만 할아버지께서 친 딸처럼 생각하는 이선자(42세)씨와 평상시 오가는 대화이다. 

이명숙(44세)씨를 포함한 10여명의 군인가족들은 구리시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와 노인요양원을 격주로 방문하고 있다. 군인의 아내이자 자녀들의 엄마로써 매주 봉사활동을 다니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가 그치지 않는다. 

매주 무료 급식소로 모이시는 어르신들은 단순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유로 오시는 것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딸처럼 생각하는 봉사단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재미에 한주도 거르지 않고 무료 급식소를 찾는다고 한다. 

-삼복더위 마저 식히는 군인가족의 시원한 사랑

  군인가족 봉사단의 활동은 이뿐만 아니라 장병들과 격주로 노인요양원에도 방문하여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돕는다. 

화요일 오전 9시가 되면 어김없이 57사단 군인가족 봉사단과 장병 등 30명은 중랑구에 위치한 신내노인요양원으로 향한다. 

신내요양원은 카톨릭 법인으로 설립되었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240여 명이 함께사는 은빛요양원이다. 하지만 보호사 1인당 7∼8명의 어르신들을 담당하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부대는 요양원의 안타까운 사연에 2001년부터 인연을 맺어 매주 30여 명의 군인가족과 장병들이 봉사활동을 실시해 왔다. 

이렇게 매주 실시된 봉사활동은 연간 1,500여 명의 군인가족과 장병들이 요양원을 거처 가며 9년 동안 사랑의 정성을 쏟은 장병만 연인원 1만여 명에 달한다. 

- “어이구! 우리 새끼들..."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이 되면 휠체어를 타고 산책을 하며 장병들에게 모아둔 쌈짓돈으로 과자 한 봉지를 건내며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손주 같은 장병들을 보며 웃는다.” 고 한다. 

봉사단은 5개 층에 각각 조를 나눠 침대정리에서부터 화장실청소, 화단정리, 복도청소, 식사준비, 어르신들의 목욕까지... 인력이 부족한 요양원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신내노인요양원의 전혜경(발토로메오) 원장은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어르신들이 장병들과 함께 하는 휠체어 산책을 가장 좋아하신다.”며 “9년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요양원을 방문해주며 말벗이 되어주는 부대 장병들에게 감사하다고. ”고 전하며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늘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 봉사활동은 장병의 인성교육에 큰 효과...일석이조

 부대의 사랑나눔 봉사활동은 부대관리 측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장병들은 군 복무 중 3회 이상 요양원 봉사활동을 체험하며 스스로 인격을 수양하는 인성교육의 장(場)이 되고 있으며, 특히 신세대 장병들은 요양원 봉사활동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되며 건강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군 생활의 열정을 고취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본부대 정성균(23) 일병은 “몸이 불편한 할머니들께서 누어계시는 모습을 보니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었다.”며 “몸 건강히 전역하여 부모님께 꼭 효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대는 군 복무기간 중 장병들에게 봉사활동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여 적립시간에 대한 포상, 전역 후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혜택 부여와 군 자녀와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인성함양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