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20만 시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신 방청객, 그리고 언론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구리시의회 가선거구 신태식의원입니다.

그런데 본 질문에 앞서 지금 먼저 말씀드릴 것은 박영순 시장님과 관계공무원 여러분에게 당면현안에 대해 질문하는 제 마음이 대단히 조심스럽고 무겁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 의회가 갑자기 열리고 시정질문을 하게 된 것은, 사실 구리시 개청 이후 최대의 쇼킹한 긴급 현안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시민 상당수가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구리시는 동구릉 주변의 골프연습장 건축주 (주)충일개발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앞으로 2심과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1심의 결과대로라면 89억 3천여만원의 거액을 배상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시민들은 경악했고, 시민사회는 책임소재를 물으면서 의견이 나뉘는 등 시 전체가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었습니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까? 그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과연 누가 이 책임을 져야 할까? 확정되지도 않은 본건을 두고 구상권을 행사하라는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의정부지법 민사합의 13부의 판결결과가 전해진 지난 12일부터 보름이 되는 오늘 이 순간까지 제가 엄청난 고민에 휩싸이면서 끊임없이 되물었던 질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결론을 얻기 위해 지난 8년 전 3대의회 회의록과 4년 전 4대의회 회의록, 그리고 당시 본건 관계자들의 의견 청취와 함께 입수가능한 법원 판결문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입장과 처지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전혀 달라서 사실판단에 참으로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고, 특히 정치적 견해가 다른 그룹에서는 서로에게 경쟁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활동 결과, 이제 제 나름대로 얻은 결론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박영순 시장께서 재임했던 민선 2기 때인, 99년 12월 28일과 00년 8월 29일에 문화재청장과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자체 민원실무종합심의회만을 거쳐서 행한 건축허가와 설계변경처리였습니다.
시장께서는 04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니 지켜볼 수 밖에 없다면서 여러가지 변명을 둘러댔지만, 대법원에서는 박시장 재임 당시의 잘못된 행정행위가 오늘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법률적으로 살필 때에도 충일개발이 제기했던 건축허가 취소 및 시정명령처분 취소소송이 08년 12월 12일에 대법원의 최종확정판결에서 패소한 것은 바로 그것을 증명합니다. 또한 행정적으로 보더라도 02년 2월 4일 경기도지사는 검토소홀의 이유로 본건과 관련된 2명의 공무원을 문책했고, 03년 11월 18일에는 경기도 인사위원회에서도 본건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해당공무원들을 해임, 정직, 감봉 처분의 징계의결한 사실 자체가 본건 허가의 하자임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만약, 박시장 재임기간 해당공무원들이 관계법을 꼼꼼히 챙기고, 건축허가 이후 여러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던 의회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면 허가되지 않았거나 보완되어야 마땅한 건축물이 생겨난 것입니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본건처리에 대한 후속조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사실입니다.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얻은 충일은 00년 3월 27일에 착공하여 건축을 완료한 뒤 02년 8월 1일 사용승인신청을 하였으나, 우리 시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이에 더하여 04년 2월 6일에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득하지 않는 등 건축관계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건축허가까지 취소했습니다. 더불어 3월 10일까지는 동시설을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자, 궁지에 몰렸다고 판단한 충일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 시기가 이무성 시장께서 재임했던 민선 3기 시절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께서 취한 결정은 ‘위반건축물에 대해서는 고발조치 또는 이행강제금을 1회 납부한 경우에는 추인된다’라는 99년 9월 11일자 건설교통부 지침을 뛰어넘은 강압적인 조치였다고 저는 봅니다. 위법된 행정임이 확실했다 하더라도, 그 부분을 치유하는 방법을 제쳐두고 취소하는 극단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옳았던가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결국 이로 인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힘든 사태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본건 발생의 원인은 우리 의회가 집행부 측에 대해 좀 더 철저한 견제를 해내지 못한 채, 문제가 터진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한 강력한 결의문을 채택한 것입니다.

물론, 우리 의회의 본래의 의무가 집행부의 잘못된 행정행위를 바로 잡으라는 요구와 주문을 하는 것임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건축허가를 뒤늦게 취소할 정도의 위법 행정행위였다면, 몸으로 막아서는 적극성을 보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역사회의 갈등조정과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고 보았을 때, 어느 일편에 설 것이 아니라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던 전임, 후임 시장 간의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을 감당하는 것이 옳았을 것입니다.

지난 4대의회 속기록을 검토해보건대, 이미 우리 의회는 전임 이시장께서 사용승인을 불허할 때부터 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했고, 충일 측이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면 막대한 시민세금이 지출되리라는 점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이시장은 의회에서 김용호 전의장이 행한 질문에 대해 본건의 책임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책이 없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집행부에 대해 의회가 한 발 앞서 근본적인 사태해결을 요구함으로써 허가취소를 결정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 셈입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제 머리 속을 계속 맴돌았던 것은 건축허가과정에서 그렇게 많은 문제점을 제기받고도 왜 귀를 막은 채 재점검하지 않았을까? 위법된 행정을 바로 잡는다는 대의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그 방법이 과연 옳았던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 것 또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 것은 아니었던가? 하는 의구심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이 대목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임 박시장의 졸속한 위법적 행정처리와 후임 이시장의 감정적이고 미숙한 대응이었으며, 지금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우리시의 집행부와 의회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고 진단하고 싶습니다.

이제 앞서 말씀드린 진단을 전제로 하고 판결문을 근거하여 박시장께 본 질문 몇 가지를 하겠습니다.
첫째, 본건을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시장님의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보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충일 측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은 07년 6월 무렵이었고 그로부터 1년 8개월 동안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보아서도 150억원대의 소송을 당한다면,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시장님은 그 기간 동안 전담특별팀을 구성하지 않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의회와도 협의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소송을 계속 연기시켜 시간벌기만 한다는 수군거림도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본건의 법률적 뒷받침을 해야 할 법무팀장 자리조차도 한동안 공석으로 두었습니다. 왜 그랬는지와 이런 오해에 대해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본건을 대처함에 있어 시장님께서는 정치력 또는 협상력을 전혀 발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앞서 언급했듯이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된 시점은 시장님이 재취임한지 1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세간에서는 본건을 시장님께서 재임했던 민선 2기 시절에 제기됐던 여러 의혹 가운데 최고의 미스테리 사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음에도 1년 기간을 그대로 방치해두다가 소송을 당한 것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그 기간 동안 충일 측과의 협상이 있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시고, 협상이 없었다면 방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리라 추측되는데 이에 대해 답변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최근 시중에는 시장님과 충일 측 사이의 빅딜설이 흘러다니고 있는데 그 실체가 무엇이며, 이와 같은 소문이 떠돌아다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지난 2월 11일, 문화재청이 부결했던 충일 측의 현상변경신청과 관련하여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모 인사가 충일 측에 현재 골프연습장을 장례예식장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제공하였고, 시청의 어떤 고위간부는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문화재청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는 괴소문이 그 핵심입니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이를 부결하자 이번에는 자연녹지에서 사업이 가능한 다른 업종으로 전환시켜 허가해 주려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하는 내용인 바, 무슨 음모적인 일이 진행되었기에 이런 설이 유포된 것인지 시장께서는 명확한 해명을 하시기 바랍니다.

넷째, 소송에 임하면서 충일 측이 지출했다고 주장하는 02년 7월 기준 공사비, 104억 4651만 3천원은 과다계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허구를 밝히기 위해 어떤 자료를 제시했는지 밝히시기 바랍니다.
공사비의 추정액에 대해서는 몇 가지 증언이 있습니다. 50억원 이하라는 설과 02년 당시 충일 측에서 70억원이 소요됐다고 주장했다는 설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소송 진행 중에도 논란이 빚어졌던 이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실제로 지출된 건축비보다도 더 많이 지출했다는 감정결과를 인정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만약 우리 시에서 전문건설업자 또는 견적실무회사에 공사비의 산정을 의뢰했다면 충일 측이 주장한 금액의 거짓을 증명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반증이 없고 감정결과가 정당하다는 판결문의 내용은 우리의 대응논리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다섯째, 원상복구비용인 철거비로 계상된 08년 7월 기준, 21억 9275만 1천원 또한 과다계상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반론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판결문에 의하면, 장래에 소요가 예상될 비용이므로 충일 측이 이 부분에 대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알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출한 자료가 견적서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소송준비가 소홀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입니다.
이 철거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차라리 대집행하여 집행부가 직접 철거에 나서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입니다. 따라서 충일 측이 주장하는 철거비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거부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시장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섯째, 충일 측이 영업해오는 기간 동안 얻은 수익금이 얼마나 되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의회는 상당한 기간 전부터 집행부 측에 장래에 있을 소송에 대비하여 불법영업실태를 소상히 파악할 것을 주문해 왔습니다. 일정기간 동안 비디오 촬영 등을 통해 골프장의 실제 고객을 추정하거나 청경들을 배치하여 골프장 출입자동차 수량을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집행부에서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음으로써 증거확보를 하지 못했고 결국 이런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골프연습장을 운영함으로써 얻은 이익 상당을 손익상계로 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판부에 폈지만, 이를 인정받을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어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2심에서 이 부분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바,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밝혀주십시오.

일곱째, 본 사건과 관련한 우리의 책임이 70%나 된다는 재판결과는 앞뒤가 뒤집힌 것이라고 보는데 시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충일 측은 우리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자기들의 과실이 크다는 이유로 패소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볼 때, 행정소송의 재판결과가 민사소송에도 참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일 측의 과실률이 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밝혀주시고 앞으로 충일의 책임을 어떻게 입증할 예정인지 답변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집행에 대한 대응책을 묻습니다. 판결문에 의하면 손해배상액에 대해 가집행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충일 측이 의도한다면 오늘 즉시라도 시 예산 계좌를 관리하는 은행에 지급요청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대법원 판결까지 지급이 유보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큰 착각이고 만일 출금사태가 야기된다면 시의 재정집행에 큰 혼란을 빚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시장님의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을 끝내면서 시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번 사태에 대해 비록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시장께서는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그러기에 이번 의회가 끝난 뒤에 대시민 사과성명을 발표하기를 권고하고 싶습니다. 또한 손해배상이라는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 원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시장의 현재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받으시는 급여의 50%를 시금고에 헌납할 용의는 없는지 묻고자 합니다.

다음으로 빠른 시간 내에 본건 해결을 위한 특별대책팀을 구성하여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되기를 촉구하면서, 한 가지 더 주문할 것은 한 단계 더 나은 소송법인을 선택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2심재판에서는 손해배상을 하지 않거나 최소의 금액으로 낮춰지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 당부는 이번 사건을 서둘러서 끝내려는 초조함으로부터 벗어나시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소송준비와 진행에 매진하여 우리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때이지, 충일 측의 페이스에 끌려 다녀서는 안됩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를 얻어낸 다음에 의회와 시민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슬기로움을 가져주십시오.
때로는 의회와 갈등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 행정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할 곳은 의회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파트너 쉽이 유지될 때 비로소 시민들은 우리를 믿게 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셨거나 우리를 지켜보시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평강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