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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어머니의 참된 가르침
2010년 08월 05일 (목) 13:24:20 이대호(작가) daiho35@hanmail.net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쩌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익을 얻게 되는 경험을 겪기도 한다.

그런 경우, 그 이익이 아무리 하찮고 작은 것이라 해도 정당하게 내게 들어온 것인지 아닌지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노력을 하지 않고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였다. 그것이 비록 아무리 작은 이익이라 해도 남에게 속임수를 쓰거나 올바른 방법이 아닌 나쁜 방법으로 남한테서 빼앗은 재물이라면 그 재물은 자신의 손에서 나갈 때도 십주팔구 올바르지 않은 부정한 방법으로 나가기가 십상인 것이다.

옳지 않은 방법이나 부정한 수단을 써서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한 태도는 인간으로서 취할 도리가 아니며 매우 비겁하고도 미개한 야만인들의 행동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머지 않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약육강식의 생활이 일상화 된 짐승물의 세계처럼 서로 물고 뜯으며 먹히고 먹는 무서운 세상으로 변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기에 일찍이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전해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잘 살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가끔 일을 하지 않고도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또 심지어는 남을 속이거나 도둑질을 하여 좀 더 잘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렇게 그릇된 방법으로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비겁하기 짝이 없는 일이며, 사람의 도리로서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찍이 논어’에 기록된 다음의 말은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 주고 있다.

자기 자신이 어떤 이익을 보았을 때는 의로운 일로 얻은 이익인가를 생각하라.’

정당하게 노력하여 부자가 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장한 일이며 크게 칭찬을 받을만한 일이다.

우리의 조상들 중에는 결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재물에 대해 욕심을 부리지 않은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조선 시대 순조 임금 때, 영의정을 지낸 김재찬의 어머니 윤씨가 바로 그런 분이셨다.

김재찬의 나이 스무 살이 가까이 되었을 때,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를 가기 전에 그의 어머니 윤씨가 이사할 집을 미리 살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부엌에 들어가 김칫독을 놓을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언뜻 부엌 한쪽 구석에 흙이 두둑하게 쌓인 것이 눈에 띄었다.

이상한 생각에 파보니 커다란 독이 세 개 묻혀 있었다.

“거참, 이상하구나. 어째서 주인이 이걸 그냥 두고 간 것일까?”

호기심에 뚜껑을 열어 보자 놀랍게도 백금덩어리가 가득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윤씨는 곧 그 독들을 먼저처럼 도로 감쪽같이 묻은 다음 바로 그 집을 팔아 버렸다. 그리고 아들한테는 물론 집안 식구 누구한테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오랫동안 비밀로 가슴에 묻어 두게 되었다.

그 후 20여 년이 지난 후, 김재찬은 마침내 호조 판서란 높은 벼슬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중국 대륙에서 세력을 떨치고 있는 청나라 황제의 횡포로 백은 오천 냥쭝을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임금님은 특별히 호조판서인 김재찬을 불러 청나라 황제가 부탁한 백은 오천 냥쭝을 마련해 주라는 지시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고를 점검해 보니 일천 오백 냥쭝의 백은이 전부였습니다. 김재찬은 걱정 때문에 입맛도 떨어지고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 이를 눈치 챈 그의 어머니 윤씨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넌지시 묻게 되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머니께서 아실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계속 묻게 되자 김재찬은 결국 사정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되었다.

김재찬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난 윤씨는 그 길로 다시 옛날에 팔아 버렸던 집을 도로 사게 되었다. 그리고는 곧 부엌으로 들어가서 백은 덩어리가 들어 있는 독을 파내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그때까지 백은 덩어리는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자, 이걸 가지고 가서 국고에 넣고 쓰렴. 아마 청나라가 요구하는 백은 오천 냥쭝을 주고도 남을 것이니라 .”

“어머님,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어떻게 이런 많은 돈을……?”

김재찬은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는 할 수 없이 20여 년 전의 일을 털어놓게 되었다. 그리고 천천히 무거운 입을 열어 아들에게 타이르게 되었다.

“세상에 재물만큼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은 없느니라. 그때 네가 이 많은 돈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돈의 힘을 믿고 아마 공부도 게을리 해서 오늘의 호조 판서가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쩌면 방탕한 생활에 빠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니?”

김재찬은 뒤늦게야 어머니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돈만 많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요즈음 세태!

부자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눈을 감으면 코를 베어 간다’ 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즈음은 눈을 크게 뜨고도 자신도 모르게 코를 잃게 되는 무서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

재물, 그것은 반드시 남다른 노력과 올바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만 존경받을 수 있고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우리 모두는 깨달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전체기사의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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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대로
2010-08-09 09:39:43
연안 김씨...저는 청송인데...
이대호칼럼리스트님의 성의있는 답변 고맙습니다. 저의 본관은 청송입니다. 연안 김문은 선조때 영창대군을 낳은 인목왕후의 본관이기도 하지요. 오랜시간 좋은 가문에서 훌륭한 후대를 둑셨군요. 이대호 님의 다음 세상사는 이야기가 기다려 집니다. 감사합니다.
이대호
2010-08-07 20:00:31
건안대로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건원대로님!!
부끄러운 글 읽어주심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두루 역임한 바 있는 조선 시대의 문인인 김재찬의 본관은 연안입니다. 건안대로님의 본관과 일치하기를 마음속으로 빕니다. 그리고 죄송스럽게도 그 분의 어머니 본관은 제가 모르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졸고를 좋게 읽어주시고 높이 평가해 주심에 새로운 힘이 솟는 듯 합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더욱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 드려
봅니다.
건원대로
2010-08-06 01:08:06
지혜로운 어미는 살인자를 정승으로 만든다
부정한 수단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부자도 좋은 부모도 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선비가 존경받고 청백리가 나라의 지도자가 되는 길은 내조라 불리는 어머니의 역할이 크죠. 하지만 어머니의 욕심이 아이를 버립니다. 지혜로운 어미는 살인자의 아이를 정승으로 만든다 했습니다. 사랑이란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에 극성보다는 냉정함이 앞서야 한다고 봅니다. 이대호 칼럼리스트의 글은 늘 한번 더 생각하게 합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참 김재찬의 순조때 분이라고 하는데 본관은 어디인가요. 또한 좋은 어머니 윤씨의 본관은요. 저도 김씨라 궁금하고, 어내가 윤씨라 더욱 궁금합니다. 혹 우리 선대라면, 아내의 선대라면 아이들에게 들려줄 좋은 이야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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